유엔군 위트컴장군 부인 한묘숙 여사 별세,4일 부산대葬 거행

입력 2017-01-03 10:43

부산대(총장 전호환)는 설립 초기 장전캠퍼스 부지 제공과 공사 등 부산대의 터전을 마련하는 데 크게 공헌한 전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 고(故) 리차드 위트컴(1894~1982) 장군의 미망인 한묘숙 여사(위트컴 희망재단 이사장)가 향년 90세로 별세함에 따라 그 공적을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4일 부산대학교장(葬)으로 거행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에서 거주해온 한 여사는 최근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 치료 중 지난 1일 오후 9시쯤 소천했다. 부산대는 유족과 협의를 거쳐 전호환 총장을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 

부산대는 한 여사의 빈소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장례식장 4분향소에 마련하였으며, 이와 별도로 장전캠퍼스 대학본부동 1층에도 분향소를 설치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한 여사의 장례식은 4일 오전 8시30분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발인해 이날 오전 10시 부산대 10.16기념관에서 영결식을 거행한 뒤 오후 3시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 내 위트컴 장군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 여사의 유족으로는 자녀 민태정, 자부 민옥린이 있으며, 부산대 전자공학과 김재호 교수가 양자로서 빈소를 지킬 예정이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으며, 신정식 총동문회장과 전병학 교수회장 및 부산대 교무회의 위원과 총학생회장 등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한다.

부산대 장례위원회는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영결식에 부산시장을 비롯한 부산지역 주요 기관장들과 부산대 전임 총장단, 주한 미국대사와 주 부산 미국영사, 주한 미8군 사령관과 주한 미해군 사령관 및 유엔평화기념관장과 메리놀병원장, 위트컴 희망재단 관련 인사 등을 초청했다.

영결식은 개식과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보고와 추모영상 상영 및 부산대 총장의 조사와 추도사 및 추모곡 등 순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한 여사는 부산대가 설립 초기 금정구 장전동 캠퍼스 부지를 기증받는 데 결정적인 지원과 도움을 준 위트컴 전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의 미망인으로, 지난 1982년 위트컴 장군 사망 후 그 유지를 이어받아 ‘위트컴 희망재단’ 이사장을 맡아 미군 유해 반환 활동을 계속 펼쳐왔다.

부산대 윤인구 초대총장(1903~1986)은 지난 1946년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으로 출범하고도 캠퍼스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중 위트컴 장군을 만나 자신이 직접 구상한 종 모양의 부산대 캠퍼스 배치도를 보여주며 이 나라 교육의 꿈과 비전을 제시하며 도움을 구했다.

윤 총장의 꿈과 열정에 감동한 위트컴 장군은 165만㎡(50만평)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경남도지사를 설득하는 데 앞장섰고 결국 부지 확보에 성공했다.

위트컴 장군은 또한 무상으로 양도받은 부산대 캠퍼스 부지의 시설 공사를 한국민사원조처(KCAC) 프로그램을 통해 원조하도록 했으며, 미 공병부대를 동원해 인근 온천동과 부산대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까지 개통시켜 주는 등 부산대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대단했다.

부산대는 지난해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 유족인 딸을 통해 ‘감사패’를 전달하며 이러한 위트컴 장군의 도움에 감사하고 그 큰 뜻을 기린 바 있다.

위트컴 장군은 전역 후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전쟁고아를 위한 사업과 미군 부하들의 유해를 본국으로 보내기 위한 사업에 매진하다 별세했다.

한 여사는 남편의 유지를 이어 미군 병사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위트컴 희망재단’을 30여 년간 이끌며 장군의 숭고한 희생과 뜨거운 인간애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