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법원 규류심사에서 답변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정씨는 19개월 된 아이와 함께 있게만 해준다면 언제든 한국에 간다는 말을 거듭 반복하며 남다른 모성애를 보였다.
경향신문은 덴마크 올보르 은신처에서 체포된 정씨가 구류심사에서 답변한 내용을 3일 공개했다. 구류심사를 위해 진행된 검사와 변호인의 신문 과정에서 정씨는 모든 혐의를 엄마인 최씨에게 미뤘고 아이를 걱정하며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검사신문에서 지난 9월29일 덴마크에 들어왔으며 독일에 승마훈련을 하러 왔다고 답했다. 말을 사거나 수출‧입 하러 온 거냐는 질문에 “삼성이 스폰서로 말을 대는 것일 뿐이고 나는 말을 탈 뿐”이라며 “엄마가 사인을 요구해 몇몇 서류에 사인을 했을 뿐 아는 게 없다.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아는 사람은 코치인 캄플라데와 엄마 밖에 없다”고 부인했다.
변호사 신문에서도 한국으로 가겠느냐는 질문에 “자식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내가 감옥에 갈 거고 내 자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부모도 이혼했고 나도 이혼했고, 나는 세상에서 혼자다”라고 답했다.
삼성 지원에 대해서는 “삼성은 6명의 선수를 지원했는데 나는 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경찰이 오면 만나겠냐는 질문에는 “내 사정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지만 만나겠다”며 “내가 내 자식과 있을 수만 있다면 언제든 한국에 들어갈 수 있다. 나는 오로지 자식을 생각한다”고 했다.
정씨는 또 “2015년 이후 언제나 엄마와 다퉜고 남자친구와 딴 집에 살았고 대화가 단절돼 있었다”며 현재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화여대 부정입학에 관해서도 “입학 후 첫 학기 F, 그 다음 학기도 F, 그 다음 퇴학을 당한 것으로 안다”며 “이화여대 단 한번 갔다. 학점특혜를 준 유철균 교수와 최경희 총장도 단 한번 만났고 전화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덴마크 올보르 법원은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정씨의 구금 기간을 4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정씨는 국선 변호인 얀 슈마이더를 통해 항소하기로 했다. 정 씨는 향후 4주간 올보르 시내에 위치한 별도 구금시설에 머물면서 각종 의혹에 대한 덴마크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