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대선출마 공식화 “국가·사회에 혁신가 필요… 나는 저평가 우량주”

입력 2017-01-02 16:41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대권출마 선언 여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마침내 출사표를 던졌다.

박 시장은 2일 오후 보도전문채널 YTN '호준석의 뉴스人'에 출연해 이날 오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대선출마 시사 발언의 진의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그렇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결심이 섰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총체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점에 평생을 혁신과 공공의 삶을 살아온 저는 시대적 요구에 따르기로 결심했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바 있다.

박 시장은 대권 도전 배경에 대해 "2017년 한 해는 과거의 낡은 질서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어지는 해"라며 "이런 국가와 사회 혁신에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동안 국가 혁신, 사회 혁신이 제 삶이었고 꿈이었다. 이런 혁신의 과정에서 가장 국가적인 설계와 전환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며 "특히 허물어진 국민의 삶, 도탄을 제일 잘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국가의 대 전환, 혁신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대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제 삶 자체가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서울시장 5년을 통해서 이런 시대의 요구, 국민의 부름에 나름 준비해온 세월이었다"고 돌아봤다.

나아가 "지금 사람들은 그런 자질과 경험과 검증이 된 그런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며 사회혁신에 매진해온 자신의 내력을 어필했다.

박 시장은 서울 시장 재임 중 성과에 대해 "서울시정 자체가 혁신 그 자체"라며 "특히 그동안 채무 6, 7조 이상을 줄였다. 그리고 그만큼 4조였던 복지 예산을 8조 이상으로 늘렸다"고 자랑했다.

이어 "재정 혁신과 시민 삶의 질을 확대시켰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 과거는 속도와 효율 중심의 패스트푸드 시정이었다면 제 시정 5년은 속도는 느리지만 국민의 몸에 시민들의 몸에 좋은 유기농 시정이었다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이 이뤄놓은 성과가 선뜻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사람들은 큰 한 방, 청계천 같은 것을(요구한다)"면서도 "처음부터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시장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가 아니고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다. 작지만 시민들에게 와닿는 것. 서울시민들은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혁신 시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 5대 혁신 시장으로 꼽혔다든지, 얼마 전에 예태보리 지속가능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국가가 하지 못한 일, 하지 않은 일을 실현했다. 혁신과 협치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여야 후보 중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저평가된 우량주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사람이 왜 알아볼수록 여러 가지 문제가 되는 경력을 가진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깊이 파볼수록 우수한 실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후 조기대선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대선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과거 대선 보더라도 한두 달 사이에, 며칠 만에 (지지율이)바뀌는 사례가 많다"며 "민심의 흐름, 국민의 뜻을 얼마나 꿋꿋하게 가져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나아가 "오늘 인터뷰를 계기로 저는 굉장히 지지도를 달리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보면 걸어갈 길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시장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다른 대선후보와의 차별화와 관련해서는 "다른 분을 평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국가 지도자의 길은 자신의 탐욕의 대상 아니야"며 "그것은 정말 한 국가의 5000만 국민의, 세계적인 리더로서 길이고, 그것은 어찌 보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고난의 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흔히 저에게 권력 의지가 있다고 얘기하지만 저는 이것은 무한봉사의 자리다. 교황의 말씀은 권력은 무한한 봉사의 자리다, 헌신의 자리다. 그만큼 본인의 결단은 자신의 입신양명의 길이 아니다. 저도 서울시장 될 때 마찬가지였고, 오랫동안 거절하다 서울시장 됐고 마찬가지 이 결심도 많은 시간의 머뭇거림과 숙고의 시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제3지대 소속으로의 대선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저는 제3지대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통령 임기단축을 포함한 개헌론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분권형"이라며 지방 분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저는 개헌은 필요한데 대선 일정이 워낙 짧아져서 여기서 하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 공약을 통해 개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끝으로 "다음 정부는 혁신 정부로 촛불 민심을 통해 드러난 시민들의 간절한 갈망을 담아내고, 낡은 질서를 해체해야한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