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 버리고 도망간 20대 산모 구속

입력 2017-01-02 11:51 수정 2017-01-02 15:47
출산한 아기를 병원에 두고 잠적했던 20대 산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산모가 아이를 버린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병원에서 미숙아를 출산한 뒤 신생아 치료를 받는 아이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영아유기)로 이모(25·여)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남자아이를 출산한 후 치료받는 아이를 놔둔 채 40여일 뒤 병원비를 내지 않고 달아났다. 이씨가 체납한 아이의 진료비는 1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미납된 진료비는 아동보호기관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 아이를 낳기 사흘 전 이 병원에 입원한 이씨는 8개월 된 미숙아를 낳았다.  출산 이틀 후 퇴원한 이씨는 1주일에 한 두번 정도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는 자신의 아이를 면회했으나 지난해 11월 30일 병원에 다녀간 것을 마지막으로 연락을 끊고 충남 천안으로 이사를 갔다.

 결국 이 병원은 이씨가 이후 계속 연락이 닿지 않자 아동보호기관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아동보호기관은 지난달 19일 아이를 버리고 달아난 이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잠복수사를 벌여 지난달 29일 천안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배우자가 없는 이씨는 “병원비와 양육비가 없어 아이를 두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2013년과 2014년에도 각각 전북 익산과 전주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버리고 달아났다. 이씨가 버린 두 아이는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 이씨는 또 10대 시절에도 두차례 아이를 낳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지난달 버리고 달아난 아이는 지난달 26일 건강한 상태로 충북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