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대선 출마 ‘선언’…“시대적 요구에 따르겠다”

입력 2017-01-02 09:19 수정 2017-01-02 09:54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전 페이스북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은 ‘결심이 섰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에서 “대한민국이 거듭나려면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합니다”라며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총체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점에 평생을 혁신과 공공의 삶을 살아온 저는 시대적 요구에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던 수준에서 벗어나 대선 출마 뜻을 사실상 명확하게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최근 국가 개혁을 주제로 하는 거리 토론회 ‘국민권력시대'를 거의 매일 열고 광주와 순천 등 호남지역을 방문하는 등 대선 출마를 본격 준비해 왔다. 지난주에는 시장직을 유지한 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을 누구보다 가장 잘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도탄에 빠진 절박한 국민들의 삶을 가장 잘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라며 “대한민국의 거대한 전환, 대혁신을 기필코 이루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반드시 불평등 해소를 위한 경제 혁신, 그리고 낡은 기득권 질서를 대체할 정치 혁신이 이뤄져야 합니다. 국민이 진정한 국가의 주인이 되는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라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차기 대선은 고질적인 지역구도, 색깔논쟁, 진영대결이 아니라 새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는 경쟁이 되어야 합니다”라며 “말과 구호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왔는가, 혁신적인 삶을 살아왔는가, 어떤 성취를 보여주었는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걸어온 길을 보면 그 사람이 걸어갈 길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국민과 함께 늘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그것을 실현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라며며 “인권변호사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켰으며 참여연대를 통해 정경유착 근절과 경제민주화를 추구했고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나눔문화를 세웠으며 희망제작소를 통해 자치와 분권의 모델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서울시장 5년 동안 채무는 7조 이상 줄이는 대신 복지예산은 4조에서 8조로 두 배 늘렸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토건중심 시대에서 인간존중, 노동존중 시대로 바꾸고자 했습니다”라며 서울시장으로서 이룬 성과도 언급했다.

박 시장의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지만 여건은 험난하다. 박 시장은 한때 대선 후보 지지율이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등에 이어 5~6위권으로 처져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