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미 넘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다. 차태현(41)의 곁에는 늘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쟁쟁한 후배들이 너도 나도 따른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남모를 고충은 있었다.
오는 4일 개봉하는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관련 인터뷰 차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차태현을 만났다. 그는 언제나처럼 유쾌했다.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들려줬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지난달 26일 진행된 VIP시사회로 흘렀다.
당시 조인성 송중기 이광수 김우빈 박보검 등 절친한 후배들이 나란히 앉아 영화를 관람하는 사진이 찍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었기에 이는 기사화되기까지 했다. ‘차태현 사단’이라는 식의 설명이 붙었다.
그때를 회상하며 차태현은 “기사 댓글에서 너무 웃길 걸 봤다. ‘(당신은) 늙어서 왜 이런 잘 나가는 애들 옆에 붙느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악의적인 내용에 깜짝 놀란 기자에게 그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면서 “그런데 (내심) 되게 조심스러워질 때도 있더라”고 했다.
“내가 뭘 일부러 하는 건 아니에요. 희한하게 다들 알게 된 거죠. 나는 인성이와 관계가 있었는데 인성이가 우빈이랑 (도)경수를 알고, 또 중기랑도 친하다 보니까 겹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거예요.”
“근데 다 같이 한 자리에 모인 경우도 별로 없어요. 맨날 카톡 방에서 노가리나 까는 정도? 저는 사실 시사회 때에도 (지인들을) 잘 부르지 않거든요. 왜냐면 내가 많이 안 가니까(웃음). 근데 이번에는 어쩌다 애들이 다 시간이 돼서 쪼르륵 와 앉아 있는 게 찍힌 거죠.”
앞서 송중기 박보검 등 후배들은 차태현을 ‘존경하는 선배’로 꼽기도 했다. 이 얘기를 꺼내자 그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떨구고는 “아흐, 미칠 거 같아. 미쳤나봐 걔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2016년 한 해 눈부신 활약을 펼친 후배들을 크게 대견해했다. 특히 송중기는 상반기 ‘태양의 후예’로, 박보검은 하반기 ‘구르미 그린 달빛’(이상 KBS2)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송중기 박보검과 같은 소속사(블러썸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는 차태현은 “그러고 보면 올해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을 많이 겪은 것 같다. 한 회사에서 이렇게 연달아 잘 될 줄 누가 알았나. 나에게도 되게 희한한 해였다”며 웃었다.
두 사람이 워낙 화제였기에 그들의 ‘맏형’ 격인 차태현까지 덩달아 자주 언급됐다는 말을 건네자 그는 또 앓는 소리를 했다. “아니 그러니까~. 난 불편해죽겠어요. 아흐, 자꾸 나오니까 막(웃음).”
‘사랑하기 때문에’는 교통사고를 당한 천재 작곡가(차태현)의 영혼이 임신한 여고생, 이혼 위기의 형사, 노총각 교사, 치매 할머니의 몸에 차례로 들어가 그들의 사랑을 지켜주는 내용의 따뜻한 코미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