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무슨 약 먹었는지 다 까발리는 건 민망한 일”

입력 2017-01-01 21:09
박근혜 대통령은 1일 각종 주사제를 맞았다는 의혹에 대해 “무슨 약을 먹었는지 일일이 다 까발리는 것은 민망하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사람은 사적 영역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는 특히 피곤해서 힘들 때가 있다”며 “다음날 일찍 일해야 해서 피로 회복 영양주사를 맞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환자가 증상이 이렇다고 얘기하면 의료진이 알아서 처방하는 것이지 무슨 약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일 아니냐”며 “그것을 큰 죄나 지은 것처럼 하면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어디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피부 시술 의혹에 대해선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상식적으로도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또 참사 당일 머리 만져주는 사람과 목에 필요한 약을 들고 온 사람 외엔 외부인의 관저 출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큰 일이 벌어졌고 학생들을 어떻게 구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다른 것을 생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도 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구속된 참모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뇌물이나 이상한 것 뒤로 받지 않고 그저 맡은 일 열심히 한다고 휴일도 없이 일했는데 이런 데 말려가지고 고초를 겪고 있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압수수색까지 받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인들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10주째 전국에서 이어진 주말 촛불집회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