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부’ 한석규 수상소감 “가치 죽고 아름다움 천박해지지 않기를”

입력 2017-01-01 10:19
sbs 제공


한석규가 12월 31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2016 SAF 연기대상(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로 대상을 품에 안았다. 2011년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이도(세종대왕) 역으로 수상한 이후 5년만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한석규가 대상을 받을 것이라는 건 사실 예견됐다. 한석규의 '명품 연기'와 현실과 맞닿아 있는 역할 때문에 일찌감치 그의 대상을 예측한 이들이 많았다.

대상 수상 후 한석규는 수상 소감에서도 현실의 '김사부'가 된 듯한 일성을 날렸다. 그는 "밤하늘 같은 암흑이 없다면 별은 빛날 수 없을 것"이라며 "어둠과 빛은 한 몸"이라고 말했다. 

한석규는 "직업란에 제 직업을 쓸 때가 있는데 '연기자'라고 쓰곤 한다"며 "배우는 문화 종사자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엉뚱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고 자신의 직업을 설명했다. 이어 "이 다르다는 걸 불편함으로 받아들인다면 배려심으로 포용하고 어울릴 수 있겠지만, '위험하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사회, 국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라며 "그걸 마지막으로 읽어드리고 수상 소감을 마치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시인 고은이 쓴 편지글 중의 말이다"라며 "이 시대 죽어가는 소중한 가치들, 사람스러운 것들에 대한 향수들,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라고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시인과 드라마 작가의 입을 빌린 수상소감이었지만 드라마 속 '김사부'가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한 배우의 일침이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