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박영신’ 촛불 1000만개 타올랐다 “해피 뉴 대한민국”

입력 2016-12-31 22:30
제10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요구한 촛불이 2016년 마지막 날 전국의 광장에서 물결쳤다. 촛불집회 참가자는 연 누적 인원 1000만명을 돌파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1일 오후 9시20분을 기준으로 서울에 90만명, 전국적으로 105만명의 시민이 제10차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앞서 9차 집회까지 누적 인원은 895만명이었다. 1차 집회로부터 63일 만에 연 누적 인원 1000만명을 넘어섰다.

 촛불집회는 지난 10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열렸다. 1차 집회 때 광화문광장에서만 타올랐던 3만개의 촛불은 2차 때 20만개, 3차 때 100만개로 늘었다. 갈수록 커졌다. 촛불은 4차 집회부터 전국으로 횃불처럼 번졌다. 전국에서 ▲4차 96만3000명 ▲5차 190만명 ▲6차 232만명 ▲7차 104만3400명 ▲8차 77만3400명 ▲9차 70만2000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모두 주최 측 추산치다. 일정한 범위를 지정해 숫자를 세고 군중으로 확대해 일괄 집계하는 경찰의 페르미 추정법과 차이가 있다. 6차 촛불집회 참가 인원은 헌정 사상 광장으로 모인 최다 인원이다. 국회는 이 집회 다음 주인 지난 9일 2016년 마지막 본회의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사진=정지용 기자

사진=정지용 기자

 퇴진행동은 2016년의 마지막, 2017년을 맞이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송박영신((送朴迎新·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을 10차 집회의 주제로 삼았다. 자정 타종행사를 감안해 평소보다 늦은 오후 5시30분 시민 자유발언으로 집회의 문을 열었다.

 본 집회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됐다. 박근혜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비판한 가수와 밴드, 공연단이 무대를 장식했다. 타종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광장과 거리로 몰린 시민들이 집회로 합류하면서 더 많은 촛불이 모였다.

 박 대통령 지지자들의 맞불집회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7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주제는 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는다는 의미를 담은 ‘송화영태(送火迎太)’였다. 주최 측 추산 참가자는 140만명이다.

제7차 맞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31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대적으로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많은 맞불집회 참가자들은 “탄핵무효 국회해산”을 연호했다. 집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태극기 물결이 훨씬 거대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반드시 탄핵은 기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촛불집회와 맞불집회의 충돌을 우려해 230개부대 병력 1만8400명을 투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사진=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