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진위 논란을 이어 온 고려금속활자 ‘증도가자’의 진위와 문화재 지정 여부에 대한 결론이 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30일 증도가자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조사 결과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결과를 비롯해 주조·조판 실험결과, 취득경위 관계자료와 경과자료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증도가자는 보물 758호인 고려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인쇄하는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현재 금속활자본은 전해지지 않지만 1239년에 이를 목판에 새겨서 찍어낸 복각본이 전해진다. 따라서 증도가자가 진짜라면 1377년 간행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제요철’보다도 최소 138년은 앞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된다. 증도가자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1점, 청주고인쇄박물관이 7점, 그리고 문화재 지정조사 중인 101점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도가자는 2011년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이 접수된 뒤 진위를 비롯한 찬반 논란이 거듭되다가 2015년 문화재위원회 논의를 거쳐 그해 6월부터 최근까지 조사를 진행해 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직 진위에 대해서는 최종 판단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분석 결과에 대한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한 다음에 판단하기 위해 조사 과정과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 알림판-‘지정 신청 미술전적문화재 공개’ 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1월13일까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