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트럼프식’ 말뒤집기… “헬기 살인,사실 아니야”

입력 2016-12-30 13:10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헬리콥터 살인'고백을 뒤집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서 지난 27일 "다바오시 시장이었을 때 납치 용의자를 헬리콥터에서 밀어버린 적이 있다. 한 번 해 봤는데, 왜 다시 못하겠느냐. 부패한 관리들도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납치범이 부모에게서 몸값을 챙기고 나서도 희생자를 무자비하게 학대해 자신이 죽여버렸다는 것이다. 심지어 "시신의 잔해가 튀어 소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종사에게 적절한 고도를 유지하라고 주문했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까지 했다. 그의 이 발언은 TV를 통해 필리핀 전국에 방송됐다.

이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진 후 CNN필리핀이 정부 대변인에게 "사실인가"라고 질문하자 대변인은 "그렇다. 그(두테르테)가 그렇다고 말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두테르테는 29일(미국 현지시간)CNN필리핀과의 인터뷰에서는 위의 발언을 완전히 뒤집었다."(시장 재직 당시) 헬리콥터가 없었고 사용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인을 헬리콥터에서 밀어 살해한)사건은 언론의 창조적 상상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당신(언론)을 가지고 논 것이다. 나는 정말 가지고 노는게 좋다. 당신들도 내가 농담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어떤 말을 하면 당신들(언론인들)은 시간을 들여 기사를 쓰고 비판한다. 그러고는 그걸 믿는다"고 비꼬았다.

두테르테는 앞서 지난 16일에는 시장 시절에 "3명을 직접 총으로 쏴 죽였다"면서 "내 총에서 몇 발의 총알이 나가 그들 몸 속으로 뚫고 들어갔는지 잘 모른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지만 나는 이 사실을 거짓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필리핀 북부 팜팡가에서 열린 민간 마약감시 자원봉사대 모임에서는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담당 최고대표가 자신을 살인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알 후세인 최고대표는 농담꾼(joker)이거나 머리가 약간 어떻게 된 것이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