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광범위한 단속에도 아랑곳없이 전국 각지 마사지업소와 허브샵 등에서 성매매행위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소주인들은 "돈을 보내지 않으면 성매매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생면부지의 남성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고혹시나 하는 마음에 앞다퉈 현금을 입금했다가 성매매 사실을 고백할 처지가 됐다.
광주서부경찰서가 공갈혐의로 검거한 소모(57)씨가 서울과 경기부천, 광주 등 성매매업소로 추정되는 업소 25곳에 협박편지를 발송한 것은 이달 초.
소씨는 2차례에 걸쳐 00마사지, 00허브샵 등의 명칭을 사용하는 업소에 집단 발송한 편지에 "경찰 정보원이다. 이번 달부터 50만원씩 걷겠다. 성의표시를 거부하면 성매매 사실을 신고하겠다"는 글귀와 함께 자신의 실명과 연락처, 본인 명의의 농협 계좌번호를 적었다.
소씨의 황당무계한 편지를 받은 마사지업소와 허브샵 업주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망설임없이 소씨의 계좌에 216만원의 돈을 보냈다.
소씨의 협박이 괘씸하고 사실여부도 의심되지만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울며겨자먹기로 성의표시를 한 것이다.
경찰은 사기죄로 수감됐다가 지난달 출소한 소씨가 유사한 수법으로 돈을 더 뜯어온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은 광주 서구의 마사지 업소에서 발생한 폭행 및 공갈사건을 수사하다가 소씨의 협박편지를 알아내고 발송지를 추적해 소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소씨가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고 남은 농협계좌의 잔액 120만원을 범죄수익금으로 환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 성매매업소 주인들이 사법처리를 받게 될까봐 누가 보냈는지도 알 수 없는 편지 한 통에 적잖은 돈을 자발적으로 보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성매매 신고하겠다는 협박에 앞다퉈 돈 보낸 마사지 업소 주인들
입력 2016-12-30 09:01 수정 2016-12-30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