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사장 피해자 아닌 피의자?” 16억 지원 후 평창올림픽 인사청탁 의혹

입력 2016-12-30 06:51
사진=국민일보 DB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에게 16억 원을 후원한 대가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인사청탁을 한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MBN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인용해 김재열 사장이 올해 초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1차 인사청탁을 시도했고, 조직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되자 윗선인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2차 청탁을 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종 전 차관은 특검에서 “조직위가 반대하자 본인이 청와대에 얘기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지난 4월과 6월 조직 슬림화와 업무효율을 근거로 부위원장 3명을 사무차장급으로 격하시켰다. 이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국제부위원장’ 자리를 신설해 김 사장을 앉혔다.

특검팀은 삼성그룹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수사와 관련해 김 사장을 뇌물공여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로 현재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 29일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사장은 지난 7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의 설명을 듣고 심적 부담을 느껴 후원해 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씨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직권남용을 하는데 삼성전자가 피해자였다고 결론을 내렸었다.

그러나 특검팀의 보강 수사에서 16억원 후원의 대가성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면서 수사의 방향이 달라졌다. 

최순실은 외조카인 장시호를 내세워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한 뒤 지난해 10월과 올 3월 삼성전자 후원금 16억2800만원을 받아냈다. 이때 삼성 측 접촉 창구가 김 사장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