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반대한 1급들 사직 당했다” 조현재 전 문체부 차관 폭로

입력 2016-12-30 06:14

조현재 전 문화체육부 차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청와대의 요구를 거부했던 1급 인사들이 결국 사직하게 됐다고 폭로했다.

조 전 차관은 29일 JTBC 뉴스룸에 전화 인터뷰를 통해 2014년 7월 2장 짜리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유소영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게 받아 유진룡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명단을 갖고 1급 몇 사람들하고 회의를 했다”며 “정책과 맞지 않아 무시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청와대 이야기다보니 기획조정실장 주관으로 1급들이 모여 TF를 만들어 완곡하게 거절하는 모양새를 갖추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조 전 차관은 “그러나 3주 후인 6월 말쯤 김 비서관이 폐기해달라고 요구해 폐기한 적이 있다”며 “유진룡 장관이 물러난 뒤 새 장관(김종덕 장관)이 와 TF에 참여했던 1급들에게 사표를 받았고 그중 블랙리스트에 강경한 입장을 밝혀 왔던 3명이 사직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조 전 차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기 전에도 청와대가 문화계 일을 간섭했던 사례에 대해 변호인을 만든 CJ엔터테인먼트의 규제 압력과 전주국제영화제에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독립영화로 인해 영화제 참석을 반대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조 전 차관은 “변호인을 보고 김기춘 실장이 화를 많이 냈다고 들었다”며 “CJ에서 만들었지만 문체부가 투자를 많이 한 모태펀드에 지원을 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