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교회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서경석 목사가 대표로 있는 나눔과기쁨이라는 단체에서 구세군 자선냄비를 연상시키는 복장과 모금함을 앞세워 전국적으로 거리모금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구세군교회 장재흥 사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가짜 자선냄비의 실체’라는 글을 올리고 ‘대전역 앞에서 가짜 자선냄비가 출몰했다. 그런데 행안부가 승인했다고 한다. 냄비걸이까지 똑같고 냄비색만 녹색 칠을 했다’고 고발했다.
일부 시민들도 진짜 구세군 자선냄비냐며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세군교회에 따르면 나눔과기쁨은 현재 서울과 경기, 대구, 대전, 전라도 등 전국 20여곳에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세군교회 관계자는 “지금이야 모금통이 연두색으로 바뀌었지만 나눔과기쁨은 12월초에 구세군과 똑같은 빨간색 모금통을 썼다”면서 “우리가 직접 나눔과기쁨에 항의하니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이라고 하더니 모금통만 연두색으로 바꿔 우리를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려운 시기 이같은 일이 빈발한다면 한국교회를 향한 국민들의 실망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신앙적으로 양심적으로 행동해달라”고 호소했다.
나눔과기쁨은 서경석 목사가 대표로 있는 사회복지 자원봉사관리센터다. 홈페이지에는 기획재정부 지정 기부금단체로 소개돼 있다. 서경석 목사는 최근 탄핵반대집회를 주최하는 보수단체인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대통령 퇴진 요구는 마녀사냥이고 인민재판”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나눔과기쁨 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미 모금 방법과 목적, 사용기간 등에 대해 행정자치부의 정식 승인을 받은 상태”라면서 “혹시라도 비슷하다는 비판이 있을까봐 나눔과기쁨이라는 팻말을 옷과 자선냄비에 부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또 모금한 돈을 서경석 목사가 전용할 것처럼 비판하던데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모금한 돈은 전부 원래 신고했던 목적 그대로 사용될 것이고 모든 사용내역은 정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