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1210.5원)보다 2.8원 내린 1207.7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종가(1172.5원)와 비교하면 무려 35.2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의 연말 종가가 1200원을 넘어선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지난 2008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직전 거래일인 28일 원·달러 환율은 1210.5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9일(1216.2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단 의미다.
9월에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09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기도 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탓에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든 영향이 컸다.
이후 11~12월 두달에 걸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인상하자 방향이 바뀌었다.
트럼프의 신정부가 재정확대 정책을 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로 강달러 기조가 굳어졌다. 연준은 내년 최대 3차례의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내년 외환시장의 흐름이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 정상화와 트럼플레이션이란 유인은 내년 1분기를 전후로 점차 경감될 소지가 있다"며 "반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반등은 신흥국 경기 개선과 함께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은 30일 휴장, 내년 1월2일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