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박헌주 교수팀, 암 치료효과 높이는 길 찾았다

입력 2016-12-29 10:14
국내 의료진이 항암제를 써도 치료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경우,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처음으로 밝혀내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은 미생물학교실 박헌주(
사진) 교수 연구팀이 의생명학교실 오은택 홍순선 이재선 교수팀, 병리학교실 김준미 교수팀, 공과대학 고분자공학과 김철희 교수팀, 한국원자력의학원 이해준 박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 박사팀, 김정환 미국 달라스 텍사스대 교수팀 등과 공동으로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안정성을 높여줌으로써 항암 치료효과를 반감시키는 단백질의 정체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결과 저산소 환경의 암세포에서 과(過)발현돼 항암치료효과를 반감시키는 HIF단백질을 NQO1단백질이 부축해 암세포의 증식과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 저항성을 증가시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NQO1단백질은 일반적인 환경의 암세포에서 30‐50배 이상 과발현되는 생리활성물질이다.

보통 암세포는 덩어리가 커질수록 내부가 저산소환경으로 바뀌면서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에 저항하는 속성이 있다. HIF단백질은 암세포의 이 같은 속성을 촉진,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일을 한다. 따라서 HIF단백질이 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암세포 증식 속도가 빨라진다.

박 교수 연구팀은 HIF단백질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NQO1단백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HIF단백질의 안성을 파괴해 암세포를 죽이는 작용을 하는 항암제와 방사선의 치료효과를 반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는 NQO1단백질이 HIF단백질을 부축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면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헌주 교수는 “NQO1에 의한 HIF단백질 조절 연구를 통해 암치료 효능 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지금까지는 대장암을 중심으로 연구해 왔으나 앞으로 이 연구결과를 다양한 암종에 적용, 산업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