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치료 아줌마·주사 아줌마가 박 대통령 ‘야매’ 시술?

입력 2016-12-29 09:03
28일 특검이 압수수색 중인 서울 논현동 김영재 의원으로 특검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밤 시간에 청와대 관저에서 소위 '야매' 치료를 받아온 정황이 드러났다.

한겨레는 29일자에서 지난 2013년 4~5월 이영선 제2부속실 행정관이 정호성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氣)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4~5차례 보낸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 메시지를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발견하고, 박 대통령이 '비선' 의료진에 의해 '야매' 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조사해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이 자료를 이어받아 불법 시술 정황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선 의료진이 2013년 4~5월 외 다른 시기에도 청와대에 무단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이 오후 6시 이후 주로 청와대 관저에 머물렀던 만큼 '비선 의료진'의 '주사시술'과 '기치료'는 청와대 관저에서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행정관이 최순실 등 '보안손님'을 청와대 검문 없이 입장시키는 역할을 했던 만큼 이들 '비선 의료진'도 출입 흔적 없이 관저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지난 26일 동아일보 보도를 인용하며 이들 비선의료진이 최 씨 소개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최 씨 집에서 근무했던 가사도우미와 육아도우미의 입을 빌어 "최 씨 집에는 주사기와 태반 앰풀 등이 한 상자씩 보관돼 있었다"며 "'주사 아줌마'가 일주일에 한 번 찾아와 주사를 놓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최 씨는 자신이 즐겨 이용하던 김영재의원의 원장 김영재씨를 박 대통령에게 소개한 전력도 있다. 김 원장은 지난 14일 청문회에서 "청와대에 몇 차례 들어가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가 청와대에 들어갈 때는 보안손님 자격으로 이 행정관을 거쳐 청와대에 무단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을 파악 중인 특검은 지난 28일 김영재의원 원장 사무실과 김 원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비선의료진에 대한 수사에 본격 돌입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