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 축하해놓고… 고은 이어 한강도 ‘블랙리스트’

입력 2016-12-28 17:09
국민일보 DB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입수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는 28일 특검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소설가 한강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강은 지난 5월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문체부는 당시 김종덕 장관 명의로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겉으로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놓고 뒤로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반정부 낙인을 찍고 관리해왔다는 얘기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김기춘 전 대통령 실장이 작성을 지시했고, 정무수석실이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김 전 실장의 자택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2014~2015년 정무수석이었던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작성하라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블랙리스트에는 매년 노벨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고은 시인도 포함돼있었다.

27일 SBS가 입수·보도한 블랙리스트를 보면 고은의 이름 옆에 ‘25’라는 숫자와 ‘문재인 지지’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25’는 정부가 고은에게 지원한 2500만원을 뜻한다.

고은은 2013년에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카포스카리 대학의 명예 펠로우로 선정됐다. 당시 정부는 고은이 해당 대학 초청 국제 문인 교류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비용을 지원했다.

매체는 “SBS가 입수한 블랙리스트는 나랏돈 지원과 관련 있는 문화 예술계 인사나 단체 명단으로, 전체 블랙리스트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