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 장선익(34)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 26일 오후 8시40분쯤 서울 용산구의 한 술집에서 물컵을 집어던져 고급 양주 5병을 깬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이날 자신의 생일을 맞아 지인 4명과 술을 마시면서 종업원에게 케이크를 주문했다. 장씨가 술집 종업원으로부터 케이크 가격을 30만원이라고 알아들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화가 난 장씨는 양주 진열장을 향해 물컵을 던졌고, 양주병이 진열장에서 떨어지면서 깨졌다. 종업원이 실제로 케이크 값으로 30만원을 요구했는지, 장씨가 잘못 알아들었는지 다툼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실수했다. 죄송하다”며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또 술집 주인에게 피해액을 모두 변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술집 주인도 장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장씨는 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 재물손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장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장씨는 27일 본인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지난 26일 밤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어떤 변명을 해도 제 잘못이 분명하기에 진심으로 깊게 후회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 2일 동국제강 과장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신설 부서인 비전팀 팀장으로,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회사의 지속가능한 비전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았다. 장씨 아버지인 장세주 회장은 해외원정 도박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이다. 장씨 작은아버지인 장세욱 부회장이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