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시장 시절 중국인 납치범 헬기에서 밀어 죽인 적 있다”

입력 2016-12-28 10:12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21일 케손시 아길날도 캠프에서 열린 필리핀군 창군기념식에서 사열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에 버금가는 강력한 ‘부패와의 전쟁’을 펼칠 뜻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간)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태풍 피해지역인 남카마리네스에서 “반부패 운동은 마약퇴치운동과 함께 임기 중 주된 초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바오시 시장이었을 때 납치 용의자를 헬리콥터에서 밀어버린 적이 있다”며 “한 번 해 봤는데, 왜 다시 못하겠느냐. 부패한 관리들도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부모에게서 몸값을 챙기고 나서도 희생자를 무자비하게 학대한 중국인 납치범을 그렇게 처리했다”며 “시신의 잔해가 튀어 소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종사에게 적절한 고도를 유지하라고 주문했다”고 회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또 한 번의 ‘살인 고백’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 그는 다바오 시장 시절 마약사범 3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1988년 다바오시 시장에 당선된 뒤 22년간 근무한 그는 시장 재직 초기에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살인한 적이 있다고 대선 과정에서 인정했다.

필리핀스타는 그러나 “연설의 발언이 앞서 인정한 살인경험과 동일한 것일지는 불분명하다”고 봤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근절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400만명에 달하는 마약 중독자를 처리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그들을 (죽여) 비료로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잔인한 마약정책을 비판한 가톨릭을 “나는 알라신을 믿는다. 죽어도 어떤 종교적 관행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조롱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