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검팀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긴급체포했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지시했다는 혐의다.
특검팀은 27일 오전 9시25분쯤 문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다음날인 28일까지 조사가 이어지다 28일 오전 1시45분쯤 문 전 장관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긴급체포했다.
특검팀은 문 전 장관이 조사 과정에서 삼성합병 찬성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기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물증과 주요 핵심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진술을 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봤다. 특검팀은 앞으로 최장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문 전 장관은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중이던 지난 7월 산하 기관인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부 국장급 간부들은 특검 조사에서 문 전 장관이 합병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원회에 삼성합병 안건을 올리지 말고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독자 결정하라는 취지로 주문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삼성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전날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복지부로부터 합병에 찬성하라는 취지의 압력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도 체포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