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서 탈당한 김성태 의원은 “탈당을 보류한 나경원 의원이 어젯밤 늦은 시간에 울면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나 의원의 탈당 예상 시기를 “(2017년) 1월 초쯤”이라며 “빠지지는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순실 국조특위 위원장으로, 국정농단 세력의 악행을 파헤치는 청문회를 이끌고 있다.
이어 “전날 (국조특위 구치소 청문회를 마치고) 밤 늦게 들어갔다. (나 의원이) 밤 늦은 시간에 울면서…(전화했다)”고 말을 흐리며 “(나 의원의 마음은) 본인이 지금 합류하지 못한 안타까움 심경이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29명의 비박계는 이날 집단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미 지난 21일 회동에서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을 제외한 34명이 집단 탈당을 결의했다. 이들 중 5명의 의원이 빠졌다. 박순자 심재철 강석호 윤한홍 의원과 함께 나 의원도 1차 탈당 명단에서 빠졌다.
나 의원은 오전 7시54분 블로그에 ‘지금의 새누리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는 제목의 글로 짧은 입장을 밝혔다. 제목만 놓고 보면 탈당을 선언한 듯 보이지만 그 내용은 조금 달랐다.
나 의원은 본문에서 제목과 같은 문장을 한 차례 반복한 뒤 “다만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걷어내고 격차해소와 기득권개혁 등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합류하겠다”고 적었다. 당장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나 의원은 지난 16일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정우택 의원과 경쟁한 비박계 후보였다. 경선에서 패배한 뒤 비박계가 집단 탈당과 신당 창당을 움직임을 재촉한 상황에서 나 의원의 거취는 당 안팎에서 주요 관심사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