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외교관 태영호 “김정은 핵질주 막바지… 2017년 완성 목표”

입력 2016-12-27 16:37
지난 8월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월에 입국한 탈북 외교관 태영호 전(前) 주영 북한 공사는 27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 하에 핵무력 완성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2017년 말까지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열어 "김정은이 지난 5월 7차 당대회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교란기를 이용해 2017년까지 핵 개발을 완성한다는 정책을 채택하며 핵질주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핵개발 완성 시간표까지 정해 핵질주의 마지막 직선주로에 들어섰다"며 "김정은 손에 핵무기 지워지면 우리는 핵인질이 될 것이며, 핵전쟁이 일어나면 우리 영토는 잿더미로 변해 구석기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때도 핵 개발을 중단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공식 채택했으나, 경제는 세계와 주민을 기만하기 위한 것이고, 사실을 핵 최우선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핵 무력 완성 의지를 분명하게 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올해 7차 대회 이후 김정은은 핵 개발을 가장 빠른 시일 안으로 완성할 것을 당 정책으로 규정했다며 "북한은 한국 대통령 선거, 미국 선거 후 정권 인수 과정인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를 가장 적기로, 각국의 정치적 국내 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중지시킬 수 있는 물리적 조치를 못 할 거라는 타산이 깔렸다"고 풀이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 무력 고도화에 묵을 매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빨리 핵 개발을 완성해서 새로 집권한 한·미 정부와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의도"라며 "다시 말해 한미 정부의 '선 비핵화 후 대화' 도식을 깨고, 새로 집권하는 한미 정부와 ▲핵동결 ▲제재 해제 ▲한미 합동훈련 중단 등의 요구 사항을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 전 공사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 관련 공문을 재외공관에 보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데 대해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해외 공관에 구체적인 핵실험 시기나 장소 등, 국가 기밀에 속하는 내용을 공문으로 보내지 않는다"라며 "당 (핵) 정책 채택 문제를 설명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