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오전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문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25분쯤 서울 대치동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는 “청와대로부터 합병 관련 지시를 받은 게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검에 가서 잘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합병 찬성 지시 후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영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또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이미 여러 차례 저희가 입장을 설명 드렸다”며 “짧은 시간에 다 설명드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문 전 장관 조사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는지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한 배경에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라인의 입김이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지난 26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과 문 전 장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안 전 수석을 27일 오전 소환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안 전 수석이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오후 출석을 요구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