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를 27일 재소환한다. 최씨는 지난 24일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최씨를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3자뇌물죄 수사를 위해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특혜지원 의혹을 집중 수사하고 있는 특검팀은 최씨를 상대로 관련 의혹 등을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최씨는 지난 특검 조사에서 기존 검찰 조사나 재판 과정 때와 마찬가지로 제기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딸 정유라(20)씨에 대해 강제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 등과 관련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는 전날 서울구치소 수감동에서 진행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알지 못한다고 답하는가 하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아이디어도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 오전 출석이 예정돼 있던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오후 출석을 요청한 상태다.
안 전 수석은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통해 홍완선(60)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삼성 합병과 관련해 찬성표를 던질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강제 모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해당 의혹으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7월 국민연금공단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공단은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합병 한달 뒤 삼성은 최씨 회사와 220억원의 계약을 맺고 이후 미르·K스포츠 재단에는 204억원을 후원했다. 최씨의 딸 정씨의 독일 훈련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회사에도 94억원이 넘는 돈을 냈다.
이 과정에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최씨 등에게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히 특검팀은 일련의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날 오후에라도 안 전 수석을 불러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 과정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