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뒤에 숨은 최순실… “보호소 된 구치소”

입력 2016-12-26 17:45 수정 2016-12-26 17:46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최순실 감방 청문회’를 위해 찾아간 수감동에서 국조특위 위원들을 가로막은 서울구치소를 ‘최순실 보호소’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26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국조특위 위원장의 것으로, 유일하게 수감동까지 반입이 허용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의 휴대전화를 활용해 페이스북으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 중계했다. 실시간 중계한 페이스북 계정 역시 김 의원의 것이었다.

 중계를 시작한 시점은 오후 2시28분이다. 박 의원은 “최순실을 아직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서울구치소는 최순실 보호소다. 국정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갑작스럽게 수감동 앞으로 들이닥친 무장요원들 때문에 “위협을 느껴 실시간 중계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방송에 잡힌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이 무장요원들을 “기동경찰”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구치소 측이) 무장 병력(요원)까지 배치했다. 이 것(김 의원의 스마트폰)을 켜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무장요원)이 사라졌다. 국회의원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방송에는 국조특위에 위원으로 참여한 의원들이 구치소 직원들에게 “왜 최순실을 감추느냐” “최순실 감추는 게 보호사항인가” “우리와의 약속을 서울구치소가 위헌적으로 어기고 있다”고 항의하는 모습도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씨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문 너머를 향해 “최순실씨 나오세요. 거기 숨지 말고 나오세요”라고 외쳤다.

 김 의원은 3분35초가량 촬영한 방송의 마지막 부문에 등장해 “서울구치소 수감동까지 왔지만 최순실을 심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고, 중계는 그대로 끝났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서 중계를 시청한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박 의원의 말처럼 서울구치소가 최순실 보호소로 전락했다” “국정농단 세력의 마수가 구치소까지 뻗힌 것이 아니냐” “법무부나 그 윗선에서 어떤 지시를 구치소에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 댓글로 달렸다.

 앞서 김 의원은 서울구치소 현장 청문회에서 최씨의 불출석과 관련해 ‘최순실 증인 수감동 출입 및 면담 심문 실시의 건’을 의결하고 여야 의원들과 함께 수감동으로 찾아갔다.

 당초 김 의원은 “최씨 수감동 방문에 특위 위원들 중 일부, 속기사 2명, 취재기자 1명, 사진기자 1명, 국회TV ENG카메라 1대를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치소 측은 촬영을 이유로 최씨에 대한 의원들의 심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구치소 측이 촬영하지 않으면 최씨를 데리고 나오겠다고 했다”며 “최씨에 맞춰 우리가 양보하게 생겼다”고 성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