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에 현금 수백만 원 끼워 사용한 최순실 '범인색출' 소동

입력 2016-12-26 15:52 수정 2016-12-26 16:12

최순실(60)씨가 집안에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며 필요할 때 마다 빼내 사용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최씨는 두루마리 화장지 심에 현금 수백만 원을 말아 끼워 놓기도 했다.

26일, 최씨의 집안 도우미들은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20)씨가 두루마리 화장지 심에 현금 수백만 원을 말아 끼워놓고 썼다"고 동아일보에 증언했다.

도우미들은 최씨가 300만원을 말아 넣은 화장지를 어디에 뒀는지 깜빡 잊고 있다가 범인을 색출한다며 한바탕 소동을 벌인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사 도우미 A씨는 “최씨 모녀가 정 씨의 남편이었던 신주평씨와 육아 도우미 B씨를 도둑으로 몰아 '신고하겠다'며 난리를 쳤다. 결국 B씨가 돈을 찾아냈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했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화면 캡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말부터 올해 9월까지 약 2년, B 씨는 지난해 중반부터 1년여 동안 일했다. 두 사람은 최 씨의 집안 생활을 상세히 증언했다.

최씨는 사무실 금고 외에 추가로 집에도 빨간색과 검은색 금고 2개를 갖고 있었다. 빨간색은 안방, 검은색은 딸 정씨의 방에 보관돼 있었다.

A씨는 "최 씨는 금고 주변에 개미 한 마리도 얼씬 못 하게 할 정도로 조심했다. 금고가 있는 방은 최 씨가 문을 열어줄 때만 청소했다”며 “최 씨는 이사를 할 때도 금고만큼은 이삿짐센터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30년간 집사로 일했다는 문모 부장, 운전기사 방모 과장과 함께 직접 승합차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금고에는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최씨의 은닉 재산의 실체를 밝힐 핵심 증거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우미들은 이와함께 최 씨가 쓰는 태블릿PC는 항상 충전기에 꽂힌 채 안방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태블릿PC 옆에는 메모지가 있어 업무용으로 보였다”며 “최 씨가 독일에 갈 때도 태블릿PC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갔다”고 밝혔다.

A씨는 “쓰레기통에 떨어진 충전기를 무심코 버렸다가 최 씨가 ‘당장 찾아오라’고 닦달한 적도 있다”고 얘기했다. 이는 “태블릿PC를 갖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는 최 씨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증언이다. 

A씨는 다만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담긴 ‘문제의 태블릿PC’와 같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최 씨 집에는 주사기와 태반 앰풀 등이 한 상자씩 보관돼 있었다. 주사 아줌마가 일주일에 한 번 찾아와 주사를 놓았다”고 덧붙였다. 최 씨의 단골 병원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영재의원’에서 미용시술을 받은 것 외에 집에서도 여러 차례 태반주사를 맞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월 최씨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을 당시 금고를 발견하지 못했다.

박영수 특별 검사팀은 가사 도우미 A씨와 육아도우미 B씨를 지난 22일 소환해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 팀은 이 금고가 최씨 재산 추적의 단서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금고의 행방을 추적중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