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발 인천행 대한항공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이 26일 인천국제공항경찰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위협적인 표정으로 다른 승객과 승무원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난동 당시와 다르게 경찰로 출석하면서 모자 마스크 안경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 남성은 서울의 중소 무역업체에 근무 중으로, 이 회사 대표의 아들로 알려린 A씨(34)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40분 베트남 하노이공항을 출발해 오후 6시3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480편 비즈니스석에서 양주를 마신 뒤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승객 B씨를 때리고, 말리던 여승무원 2명 및 정비사의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승무원들은 다른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A씨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내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공항경찰대가 A씨의 신병을 인계했다.
A씨의 난동은 이 비행기에 탑승했던 미국 팝스타 리차드 막스(53)가 “술에 취한 한국인 남성이 기내에서 4시간 동안 난동을 부렀다”고 페이스북에 알리면서 전 세계로 전해졌다.
경찰은 기내에서 촬영된 동영상과 승무원들의 촬영 영상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또 A씨에 대한 마약 투약 등의 조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A씨는 경찰로 출석하면서 “당시의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 마약을 (투약)한 적은 없지만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