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정부 청와대에서 의전 담당 행정관을 지낸 이강래 전 행정관(사진)은 최근 펴낸 ‘대통령을 완성하는 사람(형설라이프)’에서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에 대해 이처럼 꼬집었다. 이 전 행정관은 “대통령이 임기 동안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소통하려는 노력에 따라 그 성패(成敗)가 결정된다”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먼저 내부의 소통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 서울정상회의·핵안보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주요 행사를 기획·총괄했던 이 전 행정관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대통령의 의전스타일과 의전, 경호, 홍보 삼박자가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의전스타일에 대해 실제 사례를 들며 비판했다. 대통령의 의전스타일이 곧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경원선 철도 착공식에 참석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초청인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2시간동안 열차로 이동해 도착하자마자 행사가 시작했고, 25분 만에 모든 행사가 끝났고 곧바로 2시간동안 열차로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이 전 행정관은 또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에 대해서도 “구조자를 찾기 위해 바다 밑으로 들어갔어야 할 잠수인력도 구조보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 투입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급한 구조작업과 유가족, 실종자 가족에게 무엇이 더 도움이 되는 지를 먼저 생각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라고 해서 대통령이 행사의 주인공은 아니다”면서 “행사마다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행정관은 “의전의 기본바탕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곧 ‘자신의 성공’과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