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황새마을' 내 천연기념물 원앙이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확산 차단 차원에서 모두 안락사됐다.
서울대공원은 23일 “문화재청 허가 공문을 받아 오늘 AI 음성이 나왔던 원앙 52마리도 모두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전날 AI에 감염됐거나 감염 가능성이 큰 원앙 49마리를 안락사시킨 데 이어 이날 음성 판정을 받았던 52마리도 안락사시켜 황새마을 내 원앙은 몰살했다.
대공원 측은 “AI의 중요한 매개체가 원앙이 속한 오리류다. 지금은 음성이어도 후일 AI가 발현될 수 있어 바이러스 전파를 미리 차단한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공원 황새마을에서는 이달 16, 17일 폐사한 황새 2마리가 고병원성 AI로 최종 판명된 바 있다. 공원 측은 폐사한 황새와 같은 방에 있던 원앙 8마리를 우선 살처분했고 이어 황새마을 내 다른 방에 있던 원앙들도 모두 안락사시켜 황새마을에는 원앙이 한 마리도 없다.
서울대공원은 “공작마을 원앙 70여 마리는 무작위 샘플을 추려 인후두·분변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며 “황새마을 외에서는 AI 양성 반응이 나온 조류가 한 마리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새마을 내 다른 천연기념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황새마을에는 한 지붕 아래 방 8개가 있고 이곳에는 노랑부리저어새 11마리, 황새 6마리 등 천연기념물 13종 105마리가 살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멸종위기종은 AI 양성 반응을 보이더라도 격리된 상황이라면 일단 추이를 지켜본 뒤 안락사를 검토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