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회로 동행한 인물은 주식회사 정강의 이정국 전무였다. 정강은 횡령 및 탈세 의혹을 받는 우 전 수석의 처가 측 가족회사다. 이 전무의 존재를 찾은 주인공은 이번에도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주식갤러리(주갤) 네티즌이었다.
우 전 수석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제5차 청문회에서 변호사 수임료 누락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법률상 검토할 부분이 있고, (민정수석으로 선임된 뒤) 청와대로 갑자기 들어가면서 사무실을 폐쇄해 (자료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추후 제출 의사를 밝혔다.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국조특위는 “국세청 홈텍스 홈페이지에서 곧바로 자료를 받을 수 있다”며 청문회 종료 이전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국조특위는 우 전 수석과 청문회에 동행한 인물을 통해 자료를 받을 목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청문회를 우선 진행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동행인은 방청석에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우 전 수석의 동행인과 연락이 안 된다고 했지만 지금 방청석에 앉아있다”며 한 인물을 호명했다. 이 전무였다.
국조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이 전무에게 “우병우 증인에게 요구한 자료를 지금 바로 조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이 전무는 “그것을 할 줄 모른다. 밖에 있을 때 전화가 왔다. 기자인 줄 알고 전화를 안 받았다. 나는 (우 전 수석의) 도시락과 물을 가져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때까지 불분명했던 이 전무의 존재는 박 의원이 주갤 네티즌들로부터 제보를 받은 뒤부터 드러났다. 이른바 ‘주갤럼’으로 불리는 주갤 네티즌들은 박 의원에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여러 사진과 증거들을 발송했다.
주갤은 많은 주식 정보와 소문이 오가는 사이트다.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증인의 위증을 밝힐 증거물을 여러 차례 발굴했다. 국회 2차 청문회에서 12시간 동안 최씨를 “모른다”고 부인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제 보니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못 들었다고 할 수 없다”고 실토하게 만든 결정적 증거를 찾은 주인공 역시 주갤 네티즌이었다.
박 의원은 “우 전 수석 동행인이 정강의 이정국 전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이 전무는 고 이상달(우병우 장인) 회장의 사촌동생으로, 화성 땅 차명거래의 당사자이자 넥슨과 강남 땅 거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이 전무는 국세청 자료도 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우 증인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이 사실만 봐도 우 증인이 오늘 청문회에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