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날씨가 무르익고 있다. 아침저녁은 물론 낮 기온도 영하를 기록하는 날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즈음이면 피부에도 비상이 걸린다. 공기가 차고 건조하다 보니 피부 가려움증이나 갈라짐,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따라서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거나 가습기 등으로 실내 습도를 일정 수준 유지해줄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외선이다. 겨울에는 햇볕이 뜨겁지 않은 관계로 자외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뜨겁지 않다고 해서 자외선 지수가 낮은 것은 아니다. 자칫 겨울 햇빛을 우습게 여겼다가는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질환으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겨울 자외선이 만드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으로 ‘안면홍조증’을 꼽을 수 잇다. 안면홍조는 얼굴이 쉽게 붉어지고 또 오래 지속되는 상태를 뜻한다. 특히 양 볼은 얼굴의 다른 부위보다 피부 밑 혈관이 많이 분포돼있어 더 쉽게 붉어지고는 하는데, 이 때문에 안면홍조 환자들은 소심하고 수줍은 성격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안면홍조는 실제로 피부 혈관이 확장돼 실핏줄처럼 보이는 혈관확장증이 동반된 경우도 있고, 단순히 얼굴만 붉어지는 경우도 있다. 웰스피부과 이원신 원장은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 혈관을 싸는 탄력섬유가 손상된다”며 “처음에는 회복이 되지만 지속적으로 햇빛에 노출되면 탄력섬유의 영구 손상으로 혈관확장 안면홍조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른 피부질환이 있었던 경우에도 안면홍조가 찾아올 수 있다. 장기간 여드름이나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등을 앓게 되면 그 후유증으로 모세혈관이 확장, 역시 안면홍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대 여성 환자 중에는 코 주위와 코 밑에 실핏줄이 보이는 이들이 꽤 많은 편이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외용제 역시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얇아지고 피부 밑 혈관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약제를 사용할 때는 꼭 전문의와 상담한 후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원신 원장은 “안면홍조로 신경이 쓰인다면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하거나, 외부에 있다가 실내에 들어갈 때는 손바닥으로 양 볼을 가볍게 비벼준다든가 하는 것이 좋다”며 “근원적인 치료를 원한다면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은 다음 약물 치료나 레이저 등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재우 기자
‘빨간 볼 스트레스’ 안면홍조, 자외선 차단이 첫걸음
입력 2016-12-22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