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우병우 모르쇠 일관… "한 방 쥐어박고 싶다"

입력 2016-12-22 16:06 수정 2016-12-22 16:10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후 마이크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법조계에서 뻣뻣하기로 이름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도 거침없었다. 의원들의 추궁에 꼬박꼬박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맞받아치고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지난달 6일 검찰 출석 이후 46일만에 5차 청문회 장에 모습을 드러낸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 첫 답변부터 “모른다”였다. 청문회장 입장에 앞서 최순실씨를 아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청문회장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집중됐지만 이러한 태도는 이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데 대해서는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민정수석으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식의 답변을 계속했다. 세월호 수사 외압 등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다’며 줄곧 부인했다.

증인 선서하는 우병우 전 수석. 뉴시스

첫 질의자로 나선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냐”고 묻자 “현재도 모른다. 언론을 통해 들었다”라고 답했다. 가족회사 '정강'을 통해 횡령·탈세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냐”고 추궁하자 "압수수색 하지 말라고 전화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했다는 발언에 대해 묻자 우 전 수석은 불변한 기색을 보이며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손 의원이 “당신은 민정수석도 검사도 아니고 그저 국정농단 조연으로 이 자리에 앉았다”고 질타하자 “국회에 소환된 증인으로 앉아있다”고 맞받아쳤다.

뉴시스

우 전 수석은 의원들의 잇단 추궁에 “동의할 수 없다. 억울한 면이 많다”라며 또박또박 대꾸하며 뻣뻣한 태도를 이어갔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몇몇 의원들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우병우 증인의 답변 자세와 태도가 아주 불량하다"며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무너진 부분에 대해 일종의 책임감을 갖고, 그런 마음으로 답변해달라"고 지적했다.

우 전 수석은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위원장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 자리는 진상을 규명하는 자리고, 진실을 말하는 자리라서 저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 전 수석의 답변 태도에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방 쥐어박고 싶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이 "차명재산, 편법으로 가족회사 자금을 활용해 외제차를 4대나 굴리고 처가의 부동산은 넥센이라는 곳에 떠넘기고 변호사 수임료는 제대로 신고를 안 해서 탈루 문제도 있다"하자 우 전 수석은 "하나만 하면 외제차, 저희 4대 아닙니다"라며 "법인용 차량 한 대가 있고 개인용 차량은 국산차고 그렇게 두 대다. 그런 식으로 저의 입장에선 (제기된 모든 의혹들이)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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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김 의원은 "우 수석은 검찰 생활을 오래 했다. 피의자를 많이 다뤄봤을 것"이라며 "제가 우병우라면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피의자를 한 방 쥐어박았다.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게 답변하나"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인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존경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들어와 수석이 된 이후 직접 통화도 했는데 항상 제게 하신 말씀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고 했고, 그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