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이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면서 보건당국이 비상이다. 학령기 독감 의심 환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지난 20일 일선 학교에 조기 방학을 권하기도 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젊은 층에 비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 독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고위험군은 폐렴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독감만이 아니다. 면역력 약화는 안면신경 장애, 즉 구안와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저항력, 즉 면역력의 약화가 다른 발병 요인들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발병 원인 중 과로와 스트레스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면역력을 강화하는 원인 치료를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단아안 정인호한의원 관악점 정인호 원장은 “구안와사가 면역력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구안와사의 원인이나 증상 등 올바른 정보를 책을 통해 습득하는 것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호 원장은 최근 단아안한의원 8명의 원장과 함께 ‘구안와사 구인구색’ 책을 집필, 출간한 바 있다. 대중들이 잘 모르는 구안와사의 원인과 증상을 쉽게 풀어서 소개해 호평받고 있다.
정 원장은 책의 내용을 인용해 구안와사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았다. 흔히 ‘찬 곳에서 자면 입이 돌아간다’는 옛말도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정보다. 사실 여부에 대해 정 원장은 “한랭 노출 때문에 얼굴 신경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발병할 수 있지만 그 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구안와사 구인구색’ 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구안와사의 원인이 한랭 노출보다 정서적 충격, 심리적 불안 등의 스트레스 환경이 주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는 정기가 약해져 내부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는 오장의 허실(虛實)과 원기가 부족하거나 약해진 기허(氣虛)를 유발한다. 몸 상태가 구안와사에 쉽게 발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하는 것이다.
또 구안와사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층에 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는 옛말이 됐다”고 지적했다.
책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결과, 50대 구안와사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30대부터 60대까지가 4분의 3에 달한다. 사실상 환자 대부분이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경제인구다.
정 원장은 “현대인들의 면역력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발병률은 매년 증가하고,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책을 통해 구안와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인호 원장은 현재 대한안면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국내 및 대만,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미용침과 매선요법 강의를 100여 차례 진행한 바 있다. 구안와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구안와사 구인구색’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