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면 더 뜨겁잖아요” 여수정보과학고 기도모임 ‘촛불’

입력 2016-12-21 17:16
여기저기서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 촛불은 두 달째 꺼지지 않은 채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학교 안에도 하나님의 빛을 밝히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스쿨 처치’를 응원하는 국민일보가 오늘은 전남 여수정보과학고 기도모임 ‘촛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촛불’을 처음 세운 건 이 학교 2학년 이효진(17)양입니다. 중3때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 안에서 기도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기도모임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입학하자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졌고 신입생이 이런 모임을 만들어도 될지 눈치도 보였답니다.

이 학교엔 기독교 동아리가 있는데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00명 정도 모이던 게 지금은 5~6명으로 줄었답니다. 봉사활동 등 생활기록부에 남길 수 있는 동아리로 학생들이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효진양은 학교에 본격적으로 기도모임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에게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해 8명 정도의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음악실에 모여서 한 주 동안 받았던 은혜를 나누거나 복음이 담긴 동영상을 봅니다. 얼마 전엔 이찬수(분당우리교회) 목사의 설교를 함께 나눴습니다. ‘내 안에 있는 부끄러움을 자각하고 우리의 죄를 회개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영상을 본 아이들은 뒤숭숭한 시국에 다시 한 번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회개하자며 서로를 권면했습니다.

색안경을 끼고 기도모임을 보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교회를 왜 다니냐”거나 “기도할 시간에 공부를 더 하겠다”는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진답니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 자기소개를 한 적이 있었는데 효진양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아빠가 처음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일을 두고 안 좋게 뒷말을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남몰래 속앓이를 한 적도 있답니다.

이 기도모임의 이름은 광화문에 촛불이 밝혀지기 전에 지어졌지만 공교롭게도 요즘 시국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촛불’ 친구들은 얼마 전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바로 세워달라”고 기도했답니다. 효진양이 말했습니다.

“타오르는 불은 꺼져있는 양초에 새로운 불을 붙일 수 있어요. 우리가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면 작은 불도 큰 불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우리 모임에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해서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