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힘과 돈의 외교에 굴복하는 나라들

입력 2016-12-22 06:00 수정 2016-12-22 06:00
21일 대만 타이베이 대사관특구 앞 국기게양대에 대만과 단교한 상투메 프린시페의 국기만 비어 있다. 중앙통신사

중국의 힘과 돈의 외교에 하나 둘 굴복하고 넘어오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한 뒤 중국의 보복조치를 당했던 몽골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21일 신화통신은 몽골 언론을 인용, 전날 첸드 뭉흐어르길 몽골 외무장관이 앞으로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뭉흐어르길 장관은 또 지난달 달라이 라마의 비공식 방문이 중국과 몽골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 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달라이 라마는 11월 18~23일 몽골을 방문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과 몽골 양국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몽골에 금융 및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정부간 회담을 무기연기한데 이어 몽골 남부 톨고이 지역에 접한 중국 네이멍구 세관 당국이 국경을 통과하는 차량에 대해 통관비 징수를 시작했다. 결국 경제위기 심화 속에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몽골로서는 중국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서부 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상투메 프린시페는 20일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했다. 중국이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른 것이다. 대만과 단교한 국가는 차이이원 대만 총통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대만을 고립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의 수교국은 22개국에서 21개국으로 줄었다. 아프리카에서 대만 수교국은 부르키나파소와 스와질랜드만 남았다. 2013년 대만과 단교한 감비아는 지난 3월 중국과 수교하기도 했다.

 대만 리다웨이 대만 외교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상투메 프린시페의 단교 결정에 “현명하지 못하다”라고 유감을 표시하며 “상투메 프린시페의 공관을 폐쇄하고 공관원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리 부장은 대만은 돈으로 외교를 사는 ‘금전 외교’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는 바른길에 오른 걸 환영한다”고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