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짜 보드카’ 문제 심각…사망자수 55명 넘어서

입력 2016-12-21 00:00 수정 2016-12-21 12:59
피해자들이 마신 것으로 알려진 가짜 보드카. 시베리안타임스

러시아에서 ‘가짜 보드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현지 시베리안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시에서 메틸알코올 중독에 걸려 숨진 희생자 수가 55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입원환자 중 13명은 중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르쿠츠크시는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음료용 알코올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가짜 보드카에는 보야리쉬닉이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야리쉬닉은 화장품 스킨 토너로 메틸알코올과 산사나무액, 냉동방지제 등이 섞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가짜 술 제조와 유통에 연루된 용의자 5명을 체포하고 보드카 2t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값싼 보드카를 찾던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상황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문제 제품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매년 가짜 술이 테러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