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어려운 간암 '혈관 차단 주사'로 치료한다

입력 2016-12-20 21:30

수술이 어려운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차단하는 주사로 치료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간동맥 화학색전술’이다. 

 이 치료법은 암세포가 혈액에 의존하는 것에 착안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에 항암제를 투여한 뒤에 화학물질로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수술과 고주파 열 치료를 하기 힘든 환자, 간 이식을 대기하거나 할 수 없는 환자에게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간암 치료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암 사망률 2위인 간암은 아직까지 발생 메커니즘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같은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0% 이상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질환을 앓고 있다. 이외에도 알코올성 간질환이 진행하거나 과거에 간질환을 앓았던 경우에도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일 “간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염 바이러스나 간경변이 있었던 경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위험요인을 항시 확인해야 한다”며 “검사에서 간에 병변이 관찰된 경우, 반드시 추가적인 검사로 어떤 병변인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암이 초기에 발견되면 다양한 치료가 가능하다. 그 중 절제술과 고주파 열 치료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환자의 간 상태가 간질환이 진행된 적이 없는 상태여야 하는 등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그래서 간암 치료의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간 이식이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이 역시도 적합한 기증자를 찾아 이식하기까지의 오랜 기간이 문제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뇌사자 간을 이식 받는데까지 평균 267일이 필요하다.
 
 이에 예전부터 가장 많은 환자에게 적용해 온 치료법이 간동맥 화학색전술이다.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 혈관에 항암제를 투여하여 혈관을 막아 간암 세포 감소와 사멸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완치 효과에서는 부족하지만 다른 치료법과는 달리 간암이 진행된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 지금까지 간암 치료율 향상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이다.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사타구니에 위치한 대동맥에 얇은 관을 삽입해 간동맥까지 이동시켜 진행된다. 시술 부위에 국소 마취만 하기 때문에 수술 할 때의 전신 마취와 개복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관이 간동맥에 들어가면 혈관 조영제를 주사해 암 위치, 크기 등을 파악해 암으로 가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넣어 시술을 완료한다.

 신 교수는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이식을 포함한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 등이 어려운 환자에서 생존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완치 효과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마취나 수술 없이 평균 3일 단기간 입원으로 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면서 “당장 간이식을 포함한 완치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을 때 많은 환자가 생존기간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치료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