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옹호론자로 이름을 얻은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촛불집회를 비하하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박 교수는 4대강 당시 “배의 스크류가 돌면 물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해 네티즌들에게 ‘스크류 박’이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박 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촛불을 태우면 유해 물질이 많이 발생해 건강에 좋지 않다”며 “촛불 선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촛불 집회 시 거리에 어린이를 데리고 나오면서 마치 자랑스럽다는 듯이 언론이 보도하고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촛불 없는 나라가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랄수 있는 나라”라고 했다. 박 교수는 이 글에 “촛불 집회에서 대기오염물질도 엄청날 것인데 환경단체도 촛불 선동이나 하고 있으니”라는 댓글을 직접 달기도 했다.
박 교수의 촛불집회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일 페북에도 “MBC가 착한 방송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촛불집회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촛불은 탈 때 초미세먼지를 비롯해 여러가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낸다. 촛불 집회가 계속되는 요즈음 MBC TV가 이런 방송을 한 것은 아주 시기적절한 것 같다”며 “지난 2008년 광우병에 관한 MBC 피디 수첩의 잘못된 방송으로 인해 발생한 촛불 난동에 대해 속죄라도 하려는 의도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주말 선보이기 시작한 '횃불 시위'는 촛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하고 유해하다”며 “대기오염 배출과 화재 방지를 위해 사전에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적었다.
박 교수는 수질전문가로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 사업을 적극 찬성하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장에 발탁된 적 있다. 탄핵 전날인 8일에는 자신이 진행하는 교양 수업에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를 초빙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박재광 교수는 이날 특강에서 “아시안들은 툭하면 울고 걸핏하면 시위해서 문제”라며 촛불시위에 대한 비판적 발언과 젊은 세대를 폄하하는 발언, 인종차별적·여성비하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