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대통령을 언급했다. 국가정보원(국정원)의 ‘댓글 부대’를 비판하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손을 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일 오전 0시쯤 트위터에 “하라는 국가안보는 안 챙기고 국민을 사찰하다니. 박원순 제압 문건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사찰”이라며 이렇게 적었다.
박 시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75명의 직원을 동원해 인터넷기사 게시판에 4대강 치적 홍보와 야당 인사 비판 댓글을 작정했다’고 주장한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익명 인터뷰 기사를 트윗에 링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박 시장이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직접 거론하고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사실상 시작된 차기 대선 레이스에서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정원부터 제일 먼저 손봐 줄 것입니다. 하라는 국가안보는 안 챙기고, 국민을 사찰하다니! 박원순제압문건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사찰!
— 박원순 (@wonsoo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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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대권도전을 선언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주말 광주를 방문한 그의 행보를 사실상 대권 출정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시장은 지난 17일 광주 망월동 5·18 구묘역에서 백남기 농민의 묘소를 참배한 뒤 지지자들과 무등산에 올랐다. 밤에는 금남로 촛불집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9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박 시장은 0.3%포인트 하락한 4.2%를 기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4.3%)에게 밀려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지지율 1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23.7%), 2위는 반기문 UN 사무총장(20.5%), 3위는 이재명 성남시장(14.9%), 4위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8.3%)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