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중략) 저는 조금 시간 두고 볼까 했는데 반대하시더라고.”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대통령의 지시로 문화창조 융합 본부장직에서 해임됐다고 주장한 가운데 여 위원장이 해임되기 일주일 전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나눈 대화 녹취가 공개됐다.
SBS는 지난 5월 23일 서울 문체부 장관 사무실에서 만난 당시 김종덕 문체부 장관과 여명숙 문화창조융합 본부장의 대화 녹취를 1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여 본부장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잘 일하고 있는 사람을 돌려보내라 하니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이다”라며 박 대통령의 심리 상태까지 전했다.
“다름이 아니라 점심때 대통령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문화창조융합본부 어떻게 할 거냐고 상의하시려고 전화를 하신 거 같아. 저는 조금 시간 두고 볼까 했는데 반대하시더라고.”
“대통령께서 잘 일하고 있는 사람 데려놓고 괜히 이걸 시켜놓고 또다시 돌려보내라 하니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이야.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고 끊었는데 일단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아.”
해당 대화 후 일주일이 지나 여 본부장은 사임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지난 15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지시로 여 위원장을 해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여명숙 위원장이 청문회장에서 위증이나 거짓말했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SBS는 김 전 장관에게 해당 녹취 내용을 전달하자 “청와대하고 협의해 가지고 결정 났다는 걸 얘기했을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한편 여 위원장은 지난 7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차은택 전 본부장이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판을 다 짰으며, 수시로 그 판을 건들지 말라는 명령을 상부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