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절반은 한국 기업 절반은 일본 기업”

입력 2016-12-19 14:06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뉴시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그룹에 대해 '반은 한국, 반은 일본 기업'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혀 그 의미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월간조선 2017년 1월호 특집 인터뷰에서 '롯데는 한국 기업인가, 일본 기업인가'라는 질문에 "반반"이라며 "한국 일본 반반. 일본에서 출발해 한국에 왔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월간조선 측은 "신 회장의 답변이 순리에 맞는 답변이었지만, 지금까지 롯데그룹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한 대답"이었다고 평가했다.

신 총괄회장의 인터뷰 내용을 놓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금 외형은 한국 롯데가 더 크게 성장했지만, 뿌리는 일본 롯데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한국과 일본을 떼어놓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의미에 무게가 실린다. 평생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롯데를 키워갔던 자신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간결하고 명료한 답이라는 분석과 함께 아울러 최근 경영권 분쟁 이후 한일 롯데가 따로 움직이는 모습에 대한 불만으로도 해석된다.

지난 1941년 봄 120엔을 가지고 일본으로 떠났던 신 총괄회장은 "먹고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한국에 있던 어린시절 10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가장 고마웠던 일은 자신의 생각을 주변의 일본인들이 잘 들어줬고, 나아가 도움까지 주었던 것이다. 이런 경험은 일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일본에 가서 공부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했고, 그렇게 시작했던 사업이 지금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거대한 롯데그룹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고령의 나이로 인해 기억력이 쇠퇴한 모습과 다소 부정확한 발음을 보이다가도 갑자기 총기를 회복하고 날카로운 답변을 할 때가 있었다. 또 몸관리를 철저히 하는 성격으로 머리카락 한올 한올에 빈틈이 없었고, 입고 있는 옷도 주름 하나 없었다. 나아가 땀이 나거나 하면 인터뷰 동안에도 쉴 새 없이 종이 수건을 꺼내 닦았다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지은 이유에 대해 "한국에 볼 만한 것이 었어야 할 것 아닌가"라며 "그래서 내가 무언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 차입금을 쓰지 않고 경영한 이유에 대해 "차입금을 쓰면 (활동에) 제한이 온다. 그러면 용기가 없어진다"며 "나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해서)"라고 답변했다. 기업의 사회봉사에 대해선 "사회봉사하는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회사를 많이 발전시켜서 종업원들을 실업자 안되도록 하는 것이 봉사"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두 아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평가도 했다. 두 사람의 능력에 대해 신 총괄회장은 "능력의 차이 없고 똑같다"면서 "자기(신동빈)가 장남이 아닌데 후계자라고 하는데 그건 안된다. 욕심만 많다. 결국 추방당한다"고 우려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