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이완영도 최순실 측근 2번 만나… 이만희 이어 친박계 ‘사전모의’ 의혹

입력 2016-12-19 08:39 수정 2016-12-19 08:47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3차 청문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김지훈 기자



새누리당 친박계 이완영 의원이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국회 청문회 질의응답을 사전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도 '사전모의' 의혹에 휩싸인 상황에서 추가로 제기된 것이어서 이를 둘러싼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정농단으로 구속된 최순실이 구속 상태에서도 측근들을 동원해 '청문회 농단'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은 19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완영 의원이 '태블릿PC는 고영태의 것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JTBC가 절도한 것으로 하자'고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게 제의했고, 정 전 이사장은 이를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노 부장은 "박 과장이 이러한 사실을 나한테 직접 털어놨다. (JTBC가 태블릿PC를 훔친 것이라는 주장을) 다른 언론사와 인터뷰해 기사화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도 있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15일 열린 4차 청문회에서 친박계 이만희 의원과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JTBC가 보도한 '최순실 태블릿 PC'가 고영태 씨의 태블릿 PC일 수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노 부장은 "전해 들었던 내용이 상당 부분 청문회에서 재연됐다. 이만희 의원의 역할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매체에 말했다.

이완영 의원은 의혹에 대해 매체에 "12월 4일 고교(대륜고) 후배인 정동춘 전 이사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얘기를 내가 정 전 이사장에게 한 것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의원은 "청문회와 관련해서 문의 게 있다고 해 만났다"며 "(만난 자리에서) 정 전 이사장은 '박헌영 과장이 태블릿PC가 고영태의 것이라고 한다'는 취지로 내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4일에 이어 9일에도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의원측은 "만난 건 사실이지만 사전에 청문회 질의응답을 맞춰본다거나 공모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이 의원측은 측근들과 상의 후 공식적으로 해명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1차 청문회도 시작하기 전에 여당 간사를 맡고 있었던 그가 최순실 최측근인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 의원은 이 사실을 밝히지 않다 언론이 확인을 요구하자 이를 털어놨다.

앞서 청문회 사전모의 의혹을 받은 이만희 의원 역시 파문이 일자 뒤늦게 "제보자를 만나 제보받은 내용을 물은 것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만희 의원이 만났다던 제보자 역시 최순실의 최측근 인사였다.

친박계인 두 의원 모두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작성한 문건에 '친박'계의 우호적 인사로 표기돼 있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 2010년부터 최순실이 단골로 다녔던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원장으로, 이 인연으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 최순실 최측근 인사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