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유폐’ 상태로 대선 4주년 맞은 朴대통령

입력 2016-12-18 16:35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 사실상 유폐된 상태로 대선 승리 4주년을 맞았다. 2012년 12월 19일 박 대통령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던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8주째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가 열렸다.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노란 리본 뒤로 수의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 조형물이 보인다. 윤성호 기자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작년까지만 해도 내부적으로 대선 승리를 자축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올해는 4주년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민망한 침통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TV로 촛불집회 상황을 지켜봤다. 한광옥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도 출근해 비상 대기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거부할 법리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 1주년에 새누리당 지도부와 당직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각각 식사를 한 뒤로는 별도의 공식 행사를 열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와 ‘정윤회 국정 개입’ 파문 등 매해 연말마다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선 2주년이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2014년 12월 19일엔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 7명을 청와대로 따로 불러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배제됐다. 지난해엔 국회에 노동개혁 등 중점 법안 처리를 당부하는 메시지만 냈다.

지난 9일 국무위원 간담회를 끝으로 관저에 칩거 중인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 법률 대리인단과 접촉하면서 법리 다툼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대책 회의를 할 때는 종종 울컥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담담한 것 같다가도 최순실 얘기가 나오면 억울함과 분통함에 감정이 격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