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작년까지만 해도 내부적으로 대선 승리를 자축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올해는 4주년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민망한 침통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TV로 촛불집회 상황을 지켜봤다. 한광옥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도 출근해 비상 대기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거부할 법리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 1주년에 새누리당 지도부와 당직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각각 식사를 한 뒤로는 별도의 공식 행사를 열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와 ‘정윤회 국정 개입’ 파문 등 매해 연말마다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선 2주년이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2014년 12월 19일엔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 7명을 청와대로 따로 불러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배제됐다. 지난해엔 국회에 노동개혁 등 중점 법안 처리를 당부하는 메시지만 냈다.
지난 9일 국무위원 간담회를 끝으로 관저에 칩거 중인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 법률 대리인단과 접촉하면서 법리 다툼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대책 회의를 할 때는 종종 울컥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담담한 것 같다가도 최순실 얘기가 나오면 억울함과 분통함에 감정이 격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