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학생들이 16일 사퇴한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의 '지지자' 모임을 자처했다. 옹호한다는 뜻이 아니라, '선배' 이정현 전 대표가 '탄핵을 실천하면 장을 지진다'라고 한 말을 비꼬며 약속을 지키라고 규탄한 것이다.
'이정현 의원 사퇴와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동국대 학생들'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은 이 대표의 후배로서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한다"며 대표직 사퇴와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은 후배들이 든 현수막과 피켓 문구였다. 몇몇 문구는 이정현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동국대 재학생 이정현 선배님 지지자 모임' (동국대 학생 피켓 문구 中)
그러나 이는 '장 지진다'는 말의 의미를 담은 언어 유희였다.
'뻔뻔한 이정현 선배님, 손에 장 지질 시간입니다' (동국대 학생 현수막 문구 中)
이들은 이정현 전 대표의 얼굴 가면을 쓰고 족발로 장을 지지는 퍼포먼스도 해보였다.
이정현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야 3당과 여당이 협상해서 오늘 그만두게 하든지 내일 그만두게 하든지, (탄핵을) 실천하면 장을 지진다"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자신을 비롯한 친박(친박근혜)계 새누리당 지도부와 함께 사퇴했다.
이정현 전 대표는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출신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