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묵상] 단테, '먹기를 탐하는 자' "너는 지옥 간다"

입력 2016-12-16 10:16
이덕용 作 Little things Series 61x61x230mm 유리병.혼합재료 2016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위에 섰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가 그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고'(창 28:12)

우리는 하늘나라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여호와의 사닥다리는 오르는 개념이 아니다. 일종의 계단을 통해 중보자를 우리에게 내려 보내기 위해 사닥다리를 보여주셨다. 

본문의 사닥다리는 여호와께서 야곱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는 약속의 표징인 셈이다. 

그럼에도 단테는 '신곡'에서 이렇게 말했다.
 
 "천국은 열개의 하늘이 있다. 야곱의 사닥다리를 지나 가장 놓은 하늘에 이르면 그곳에 하나님, 천사, 성자들이 있고 한 송이 장미꽃이 하나님 나라를 꾸미고 있다"

중세 가톨릭 신학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그렇다면 '신곡'에서 사닥다리를 오를 수 없는 자는 누굴까. 

일, 세례를 받지 않은 자
이, 육욕의 죄를 범한 자
삼, 먹기를 탐하는 자
사, 돈을 긁어모은 자와 그것을 낭비하는 자
오, 분노로 날 뛰는 자
육, 이단자
칠, 폭력을 쓰는 자

이들은 지옥에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당대의 해석이긴 하나 움찔하지 않을 수 없다. 

[전시노트] 
이덕용 초대展』‘유리병 안에 채운 꿈과 환상’
2016년 12월 21일- 12월 27일, 장은선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3-8)www.galleryjang.com (02-730-3533)

이덕용 작가는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수료. 3회의 개인전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KOSA space, 양평군립미술관, 춘천미술관, 춘천 KBS방송총국 등국내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그룹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왕성한 작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년 강원문화재단 신진예술가 및 2015년, 2016년 춘천문화재단 레지던시 창작공간 아르숲 입주작가로 선정되는 등 지방 문화재단에서 예술가로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전정희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