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땅 안 사줘서…” 조양호 회장 평창 조직위원장 사퇴 음모론 사실?

입력 2016-12-16 10:08 수정 2016-12-16 11:04
사진=뉴시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순실 소유의 땅 매입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를 내놓게 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한국일보는 체육계와 재계, 문화체육관광부 복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최씨가 보유한 강원 평창군 일대 2필지 땅을 조 회장에게 매입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고, 그 후 조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고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8월 최씨는 대한항공 측에 자신의 땅을 매입해 달라고 대한항공 측에 요구했지만 조 회장은 제주 서귀포의 정석비행장과 제동목장 등 1650만㎡의 부동산을 이미 소유하고 있어 평창 땅은 사업상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2004년 최씨와 전 남편 정윤회(61)씨는 7대 3의 지분비율로 이 땅을 공동 소유하다가 2011년 정씨가 딸 유라씨에게 자신의 지분을 증여했다. 최씨는 2009년부터 이곳에 유라씨를 위해 마장마술 연습시설을 짓다가 비용 문제로 2012년 그만뒀다.

체육계 관계자는 “최씨 측이 평창 땅 매입을 거부한 조 회장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던 중 조 회장이 평창 조직위에서도 계속 자신들이 이권을 챙기는데 방해가 되자 대통령을 통해 찍어내기로 한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최씨는 올림픽 관련 수억원대의 터무니없는 사업들을 제안했지만 조 회장이 이를 번번히 거절했다. 특히 3000억원대 올림픽 개폐회식 시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스위스 스포츠 시설물 건설업체인 ‘누슬리’를 사업체로 선정하라는 청와대 측의 압박을 받은 조 회장은 사업상의 이유로 거절하기도 했다. 누슬리는 최씨 소유의 더블루K와 손잡은 회사로 알려졌다.

이후 조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야 했다. 지난 5월3일 조 회장은 만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라. 이유는 나도 모른다”는 식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상황 파악을 해왔던 조회장은 사퇴 요구를 수긍했다. 이날 조 회장의 사퇴가 발표된 지 4시간 만인 오후 6시쯤 조직위는 이희범(6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은 당시 최순실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며 “최순실 측으로부터 강원도 평창 일대 2필지의 땅을 매입해 달라고 요청 받은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