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10대 보이스피싱 “냉장고에 넣어둔 3500만원 찾으러갔다가”

입력 2016-12-15 20:39
보이스피싱으로 집 냉장고에 돈을 보관하게 한 뒤 이를 훔치러 간 인출책이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15일 말레이시아 국적의 L군(18)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모씨(68·여)는 이날 오전 9시쯤 우체국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전화를 통해 ‘당신의 명의가 도용돼 우체국 카드가 부정 발급됐으니 은행에 입금된 3500만원을 모두 인출해 집 냉장고에 보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씨는 은행에서 3500만원을 찾아 냉장고에 넣어둔 뒤 이같은 상황을 가족에 알렸고,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청취한 뒤 집 안방과 집 주변에 잠복해 있었다.

이후 오후 1시 10분쯤 김씨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미리 파악하고 있던 L군이 현관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도주했지만, 미리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L군을 상대로 여죄와 보이스피싱 조직원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