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청팀, 박영선 홍팀? “위증오락관 청문회 몇대 몇?”

입력 2016-12-15 16:00 수정 2016-12-15 16:07

최순실 국조특위를 앞두고 위원들의 성향을 분류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문건이 공개됐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을 청색, 자신에게 공격적으로 질문할 의원들을 적색으로 표시해 아군과 적군을 분명하게 나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제4차 청문회에서 정 전 이사장이 ‘특검 및 국정조사 재단 대응방침’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직원들에게 배포한 자료가 맞느냐”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그렇다. 직접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정 전 이사장은 국정농단 세력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의 단골 마사지센터 원장이었다. 여기서 최씨와 쌓은 인맥을 계기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까지 지냈다. K스포츠재단은 최씨가 대기업 강제모금으로 설립한 재단이다.

 정 전 이사장은 문건에서 국조특위의 새누리당 측 위원 8명 중 이완영 이만희 최교일 의원을 청색으로 표시한 뒤 ‘친박’으로 적시했다. 최 의원의 경우 ‘검사 출신’이라고 별도의 설명을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법적 처벌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청문회의 X맨’ 명단이 공개된 셈이다.

 야당 측 위원 9명 중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안민석 의원은 빨강색으로 표시해 ‘공격수’라고 지칭했다. 자신에게 공격적으로 질문할 위원들을 특별히 조심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대목이다.

 박 의원은 “두 재단(미르·K스포츠) 설립에 돈을 낸 기업들의 대가성 여부와 관련해 특검에서 어떻게 대응할지까지 분석했다. 정 전 이사장이 스스로 작성했다고 믿을 수 없는 문서”라며 배후의 누군가가 작성한 문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여론은 냉소를 지었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 대통령의 퇴진 및 법적 처벌을 요구한 시민 232만명이 광장과 거리를 촛불로 밝히고,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재적의원 300명 중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된 상황에서 국정농단 세력은 여전히 빠져나갈 길만 찾는다는 비판이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쏟아졌다.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주갤)에서는 국조특위를 청팀과 홍팀의 대결 양상으로 격하한 패러디로 조소를 지었다. “위증오락관 청팀 홍팀 몇 대 몇” “청팀 이겨라! 홍팀 이겨라!” “청팀 시간끌기 성공! 1득점”과 같은 글로 비판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에게 조롱의 의미를 담아 “청팀 파이팅”이라는 이모티콘을 보낸 네티즌도 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